골프단 소식 [LPGA]'맏언니' 지은희 홀인원 한 방으로 다 가졌다 2018-03-26




행운의 홀인원 한 방으로 호박이 넝쿨째 들어왔다. 

166야드 파3 14번홀. 지은희(32•한화큐셀)는 2위 크리스티 커(미국)가 1타 차로 압박을 하는 순간에 무심한 듯 7번 아이언을 빼들고 그린을 향해 샷을 날렸다. 티샷은 홀 앞 50㎝에 떨어졌고 공은 한 번 튕긴 뒤 거짓말처럼 홀컵으로 사라졌다. 이 한 방의 그림같은 홀인원은 지은희에게 시즌 첫승을 안겨줬고 우승상금 27만달러(약 2억9000만원)와 홀인원 부상으로 걸린 자동차 2대의 키를 모두 손에 쥐게 해준 천금같은 행운의 샷이었다. 


한국낭자군단의 ‘맏언니’ 지은희가 5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정상을 다시 밟았다. 지은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558야드)에서 열린 2018시즌 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홀인원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해 공동 2위 커와 리젯 살라스(이상 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2017년 10월 ‘스윙잉 스커츠 LPGA 타이완 챔피언십’ 우승 후 약 5개월 만이며 통산 4승째다. 

홀인원이 없었다면 우승은 장담할 수 없었다. 공동 1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지은희는 4번홀(파4)에서 첫 버디로 시동을 건 뒤 6~8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독선두로 뛰어나갔다. 전반에만 4타를 줄인 지은희는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순항을 했고 14번홀 홀인원으로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지은희는 곧 이어진 15번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기록하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지만 홀인원 덕분에 우승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우승 상금 외에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세단 스팅어를 받은 지은희는 홀인원 부상으로도 기아자동차 소렌토를 받게 돼 자동차 2대가 한꺼번에 생겼다. 지은희의 우승으로 한국낭자군단은 올시즌 LPGA 투어 6경기에서 3승을 수확하며 15승을 합작한 지난해 못지 않은 강세를 이어갔다. 

지은희는 우승 직후 “오늘 샷 감각이 좋았고 퍼트도 잘 들어갔다. 다음 주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게 돼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겨울에 스윙을 교정해 지금은 거의 완성 단계다. 최근 몇 년 스윙을 바꾸려고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 새로운 스윙에 적응한 덕분에 샷이 나아졌다”고 밝혀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 가운데 최고참인 지은희는 2007년 LPGA에 데뷔한 뒤 이듬해인 2008년 6월 웨그먼스 LPGA 대회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2009년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정상에 올라 투어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좀처럼 우승권에 다가가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져 8년동안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나이도 어느덧 30을 넘기면서 은퇴 시기를 고민하던 그는 지난해 10월 대만 대회에서 8년 3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리더니 5개월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려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